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 이용 금호고속 자금조달 등 부당이익 발생

공정위,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의 부당 내부거래 시정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0/08/27 [17:18]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총수 중심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금호고속을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이 동일인의 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 인수자금 확보에 곤란을 겪던 금호고속㈜를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20억 원을 부과하고 총수, 경영진과 법인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는 금호산업㈜(152억 원), 금호고속㈜(85억 원), 아시아나항공㈜(82억 원) 등(이하 ㈜ 생략)이다.

 

공정위 조사결과, 2015년부터 그룹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은 그룹 차원에서 금호고속 자금조달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실행했다.

 

그 결과 2016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에게 30년의 독점 공급권을 부여하는 것을 매개체로, 해당 기내식 공급업체가 소속된 해외 그룹은 상당히 유리한 조건(0% 금리, 만기 최장 20년)으로 1,600억 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는 ‘일괄 거래’를 하게 됐다.

 

한편, 위 일괄 거래 협상 지연으로 금호고속이 자금 운용에 곤란을 겪게 되자 2016.8.∼2017.4. 기간 중 9개 계열사들은 전략경영실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에 유리한 조건의 금리(1.5∼4.5%)로 총 1,306억 원을 단기 대여했다.

 

이상의 지원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 지분(2016.8. 41%→2019. 51%)이 높은 금호고속이 채권단 등으로부터 핵심 계열사(금호산업, 금호터미널, 舊 금호고속)를 인수하여 총수일가의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유지·강화되고 관련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됐다.

 

이번 조치는 금호아시아나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수일가의 숙원인 그룹 재건 및 경영권 회복 목적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가 계열사 가용자원을 이용하여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장한 사례를 시정한 것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거래와 연관된 제3자를 매개로 금호고속을 우회 지원한 사실을 은닉하려 했지만 다각적 조사 기법을 통해 실체에 접근·조치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는 경영 위기이후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할 금호고속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계열사 인수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었다.

 

핵심 계열사(금호산업, 금호터미널, 舊 금호고속 등)가 채권단 관리를 받아 총수일가의 그룹 장악력이 약화되자, 동일인은 금호기업(現 금호고속)을 설립하여(’15.10.) 계열사 인수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했다.

 

금호고속은 계열사 인수를 위한 총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고자 하였고, 그 과정에서 NH투자증권으로부터 5,300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그러나 금호고속의 열악한 재무 상태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금호산업 지주사업부 소속)은 해외 기내식 업체, 계열사(계열사 협력업체 포함)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을 기획·실행했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부분의 시중 은행이 채권단에 포함되었을 뿐 아니라, 과다한 차입금, 높은 부채비율, 담보 자산 고갈 등을 이유로 금호고속이 자력으로 신규 자금을 조달하기는 매우 곤란했다.

 

전략경영실은 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을 매개로 한 자금 조달 계획 및 계열사·영세 협력업체들을 이용한 자금지원 방안을 설계하여 계열사들이 이를 실행하도록 교사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독점 거래와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BW) 인수가 결합된 ‘일괄 거래'를 진행했다.

 

2015년부터 전략경영실은 해외 투자 자문업체를 통해 금호고속 투자를 조건으로 한 일괄 거래 구조를 기획하여 다수 해외 기내식 공급업체에 제안했고, 이를 수락한 스위스 게이트 그룹과의 거래를 주도했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30년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매개로 금호고속이 상당히 유리한 조건(0% 금리, 만기 최장 20년)으로 1,600억 원 상당의 BW를 발행해 게이트 그룹으로부터 2016년 12월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었다.

 

         ↑금호아시아나 사건 거래구조[출처=공정위]

 

아시아나항공은 게이트고메스위스(GGS)와 4:6 비율로 설립한 합작투자법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2016년 12월에 체결했다.

 

얼마 후 같은 게이트 그룹 내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GGFS)는 만기 1·2·20년의 금호고속 BW를 무이자로 2017년 3~4경 인수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부속 계약, 부속 합의(Side Agreement, Side letter) 등의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기내식·BW 일괄 거래를 진행했다.

 

금호아시아나와 게이트 그룹은 기내식·BW 일괄 거래조건을 지속적으로 협상하면서, 배임 등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본 계약에서는 이를 제외했다.

 

그러면서 은밀한 부속 계약 형태로 BW 계약의 불성립·해지 시 기내식 계약도 해지된다는 결부조건을 명시했다.

 

위와 같은 일괄 거래의 본질은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기내식 거래를 통해 금호고속이 BW를 발행할 수 있도록 사실상 보증·담보한 것이다.

 

금호고속 BW는 신주인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이례적으로 무이자로 발행되었으며, 따라서 기내식·BW 일괄 거래가 아니었다면 BW의 인수가능성은 희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고속 투자를 거절한 기존 거래상대방을 포함한 해외 기내식 업체들과 더 유리한 기내식 거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일괄 거래구조를 수락한 게이트 그룹과 거래했다.

 

해외 기내식 업체는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과 금호아시아나 그룹 간 합작투자법인인 기존 기내식업체 엘에스지스카이셰프코리아(LSGK), 싱가포르항공을 보유한 싱가포르그룹 소속의 Singapore Airline Terminal Service(SATS) 등이다.

 

이 사건 행위를 통한 금호고속 BW 금리(0%)는 정상 금리(3.77, 3.8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금호고속은 금리 차이에 해당하는 총 162억 원 상당의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일괄 거래 지연으로 금호고속의 자금 사정이 급박해짐에 따라 금호아시아나 9개 계열사들은 금호고속에 저리로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자금을 대여했다.

 

전략경영실 지시로 45회에 걸쳐 총 1,306억 원을 담보 없이 낮은 금리(1.5∼4.5%)로 신용 대여하였고, 이 중에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비계열 협력업체를 이용한 우회적 방식의 자금 대여도 포함돼있다.

 

특히 구체적인 우회 대여 과정을 보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자금 대여 여력이 없는 중소 협력업체에 선급금 명목 금원을 지급하고 협력업체는 이를 그대로 금호고속에 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세 협력업체들은 금호고속과 협의 없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 정한 조건에 따랐을 뿐이며, 일부 협력업체는 계약서에 직접 서명·날인한 사실조차도 없었다.

 

이 사건 행위로 금호고속은 정상 금리(3.49∼5.75%)와의 차이에 해당하는 총 7.2억 원 상당의 경제상 이익을 제공받았다.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계열사들의 이 사건 지원행위로 금호고속 및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이 제공됐다.

 

금호고속에 금리 차익(약 169억 원) 상당의 부당한 이익이 발생했고 특수관계인 지분율에 해당하는 이익(최소 77억 원) 및 결산 배당금(2.5억 원) 등이 총수일가에게 직접 귀속됐다.

 

또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이 금호산업, 금호터미널, 舊금호고속 등의 핵심 계열사를 인수함으로써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유지·강화되고 총수 2세로의 경영권 승계 토대가 마련됐다.

 

한편 ‘총수일가→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인 금호고속이 금융기관 차입금을 차질없이 상환함으로써 담보실행 등으로 인한 경영권 상실 우려를 방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사건 행위를 통해 금호고속은 자신이 속한 여객자동차터미널 임대·관리업 및 고속버스 운송업 시장 내 지위를 유지·강화하고 공정거래저해성을 초래했다.

 

금호고속은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금리 차익 취득(약 169억 원), 부채비율 개선(’16년 520→’17년 251%), 유동성 확보(기말현금 및 현금성 자산 ’16년 39억 원→’17년 119억 원) 등으로 경영 여건을 개선할 수 있었다.

 

터미널 사업자의 고속버스 사업 인수는 수직형 기업결합으로, 금호고속은 전·후방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게 되어 경쟁 사업자보다 유리한 지위를 확보했다.

 

이번 조치는 그룹 재건 및 경영권 회복 목적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고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가 자체 능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여 지배력을 확장한 사례를 시정한 것이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다는 이유로 그룹 차원에서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회사를 지원할 경우 그룹 전체의 동반 부실화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독점 기내식 사업권 등 그룹 내부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그룹 차원의 지원을 행했다.

 

이번 사건에서 공정위는 해외 참고인 조사, 디지털 포렌식 분석 등 다각적 노력을 통해 핵심 증거를 확보하여 사안의 실체를 밝혀냈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목적으로 진행되는 부당내부거래는 매우 지능적이고 은밀하게 추진되어 증거 발견이 곤란한 측면이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거래와 연관된 제3자를 매개로 금호고속을 우회 지원한 사실을 은닉하려 하였지만, 면밀한 조사로 확보한 증거자료를 통해 법위반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제3의 기업·그룹을 매개로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우회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에 대하여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한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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