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현 ‘제염특별구역' 85% 여전히 ‘세슘'에 오염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방사성 제염 성과 및 원전 폐로 계획 ‘미흡’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1/03/04 [21:45]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으나, 주요 방사성 물질의 오염은 여전히 광범위하고 심각한 상황이며, 일본 정부가 세우고 있는 원전 폐로 계획도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같은 사실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주년(3월 11일)을 맞아 발표한 신규 보고서 2개에서 드러났다.

 

그린피스는 <2011-2021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현실: 제염신화와 10년간의 인권침해>와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기술 분석 보고서: 플랜 A에서 플랜 B로, 이제는 플랜 B에서 플랜 C로>를 통해 지난 10년간 후쿠시마 현지 방사성 오염 실태를 짚어보고 일본 정부의 원전 폐로 계획을 분석했다.

 

그린피스는 2011년 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 실태를 현지에서 조사했다. 가장 최근 조사는 2020년 11월에 진행됐다. <2011-2021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현실>은 주요 오염지인 이타테와 나미에 마을을 중심으로 그린피스가 지난 10년간 총 32회 진행한 방사성 오염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염특별구역’의 85%가 여전히 고위험 방사성 물질인 세슘에 오염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부 데이터 분석 결과, 제염이 완료된 면적은 전체 제염특별구역 840km² 중 15%인 120km²에 불과하다.

 

또 다른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90의 위협도 지속되고 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현 산림지대에서 채취한 삼나무잎 시료에서 스트론튬-90을 검출했다. 스트론튬-90은 골친화성 방사성 핵종으로, 체내로 들어가면 뼈와 골수에 축적되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세슘과의 단순 비교로 스트론튬-90을 비롯한 다른 방사성 핵종의 잠재적 유해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일본 정부의 장기제염목표는 0.23μSv/h(마이크로시버트)이나 지난 10년간의 그린피스 방사선 조사에서 제염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가 계속 측정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주민 보호를 위해 과학 기반의 분석을 무시하는 귀환 정책과 제염 프로그램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발표된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기술 분석 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진행 중인 폐로 계획의 비현실성을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그린피스의 의뢰로 지난 18년 간 GE(제너럴 일렉트릭) 원자력 사업부에서 원전 기술 책임으로 일했던 컨설팅 엔지니어 사토시 사토가 작성했다. 저자는 일본 전역에 걸쳐 비등형원자로에 대한 100회 이상의 검사를 수행한 경력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GE 현장 대표를 지냈다. GE는 히타치, 도시바와 함께 후쿠시마 제1원전의 주요 시공사 및 설계 회사다.

 

저자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중장기 로드맵에서 제시하고 있는 두 가지 폐로 기술인 ‘침수식 상부 접근 방식’과 ‘건식 측면 접근 방식’으로는 원전 부지를 계획대로 복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3기 원자로에 남아있는 핵연료와 각종 설비의 심각한 오염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는 2011년 침수식 상부 접근 방식이 실패할 것이라 일본 정부에 제언했고, 도쿄전력은 2018년 해당 기술 접근을 폐기했다. 현재 도쿄전력이 진행 중인 건식 측면 접근 방식은 소량의 연료파편 채취는 가능하나 전체 원전 폐로에 적용은 불가한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지하수 저감에 실패한 동토벽 대신 원전 주변에 인공으로 땅을 파서 고랑을 내 해수 및 지하수 유입을 막는 해자 시설로 교체하는 대안이 소개됐다. 후쿠시마를 지나 태평양으로 흐르는 아부쿠마 고원을 차단하는 기술과 연료파편 냉각 방식을 물에서 공기로 바꾸는 등의 새로운 제안도 담겼다. 보고서에서 다루는 가장 중요한 사항은 2011년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40년 이내의 부지 복원은 불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실 가능한 방안을 재고하는 것이다. 현존 기술로는 50~100년 뒤에야 정상적인 폐로 작업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서 이 보고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 기술과 절차가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증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저장된 124만 톤 이상의 오염수는 연료파편으로 인한 잔열을 제거하기 위해 원자로에 냉각수를 주입해 만들어졌다. 도쿄전력이 진행 중인 건식 측면 접근 방식은 수중 시추 또는 분쇄를 통해 용융 연료를 회수하는 시도로 냉각에 물을 사용하는 게 기본계획이다. 이는 노심 용융된 3기의 원자로에 10년간 잔류하던 대부분의 스트론튬-90과 플루토늄, 우라늄 등 엄청난 독성의 알파 핵종을 전량 오염수로 만들게 된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초래한 방사성 오염 피해는 이제 시작이며, 한 세기 너머까지 해결되지 않을 인류의 짐”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현재 일본 정부의 폐로 계획은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증가시켜 일본을 비롯해 최인접국인 한국에도 문제가 될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임박한 오염수 방류 계획부터 철회하고 올바른 폐로 계획으로 원전 사고를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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