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참여형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행 기대

기업책임과 참여를 위한 정책을 촉구한다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7/12/20 [18:34]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하 3020 계획)을 발표했다. 시민들의 깨끗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노력해온 그린피스는 이번 계획을 환영하며 실질적인 이행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기업의 책임과 참여를 독려하는 정부 정책의 부재는 향후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다.


시민들은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왔다. 그린피스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전국의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과반수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해결’하고(73%), ‘기후위기에 대응’하며(72%), ‘경제발전에 기여’할(66%)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에너지 전환 계획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 또한 69%에 달했다.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중 20% 목표에 대해서는 47%가 ‘적정하다’고 답했고, 31%는 ‘더 높은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목표 이행 방안의 핵심이 “모두가 참여하고 누리는 에너지 전환”이라고 밝혔다.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는 시민이 에너지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그 이익이 지역 사회에 공유될 때 가속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고무적이다. 특히 시민들이 생산한 에너지를 현금으로 정산받을 수 있게 하거나, 지역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입지제도 등을 도입하겠다고 한 부분은 환영할 만하다. 이러한 계획이 효과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수정안’이 확정될 내년 초까지 충분히 소통해 나감으로써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도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에 있어 중요한 축인 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이번 계획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2015년 총 전력 소비에서 산업용의 비중은 57%, 주택용은 14%에 불과했다. 특히 전력 다소비 상위 6개 대기업(현대제철, 삼성전자, 포스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이 전체 산업용 전력 판매량의 19%를 소비했다. 가정의 전력 소비가 4% 남짓 증가한 지난 5년간(2010-2015) 이들 6대 기업의 전력 소비는 36% 증가했다. 전력 다소비 6대 기업을 포함한 기업의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동참 없이 3020 계획 달성이 어려운 이유다.


대외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에서 기업의 에너지 전환 참여를 위한 정책의 부재는 국가 산업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세계적 기업들은 앞 다투어 재생가능에너지 이용을 늘려가고 있다. 구글, 애플, BMW, GM 등, 118개 글로벌 기업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목표를 세웠고, 사용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며 공급업체에 같은 목표 달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는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그린피스는 기업이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통해 재생가능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정책 변화를 요구해왔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자의 투자를 독려하고, 기업이 장기간의 안정적인 전력 구매 비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력 다소비 대기업을 포함한 산업계 역시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발표에 맞춰 동참 의지를 보여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처럼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목표를 먼저 세우고 정부에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이제 시작이다. 전환의 속도만큼이나 내용이 중요하다. 중앙 집중형 체제에서 지역 분산형 체제로, 공기업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세부적인 이행방안을 보완해가며 에너지 전환을 보다 빠르게,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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