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성폭력범죄, 법정형 최대 10년·공소시효 연장 추진

범정부 모든 수단 동원해 2차 피해 막고, 가해자 엄중 처벌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8/03/09 [09:14]

앞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최대 10년까지로 상향하고, 이에 따라 공소시효가 연장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의 협박 등에 대한 무료법률지원을 강화하고, 피해자·신고자에 대한 체계적 신변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성폭력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문화예술계와 관련해 ‘특별조사단’ 과 ‘특별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해 정확한 실태파악에 나서고, 문화예술인의 피해방지와 구제를 위한 법률 제·개정을 검토한다.


여성가족부(장관 정현백)는 8일 12개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위원장 여성가족부장관)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한 이후 여성가족부 중심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관계부처 실무협의와 현장 및 민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주요 관계부처 장관들 간의 논의를 거쳐 이번 민간부문을 위한 대책을 내놓게 됐다.


이번 대책은 특히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와 신변보호를 위해 피해자들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아울러, 고용이나 업무관계, 사제(師弟)·도제(徒弟) 관계, 그 외 비사업장 기반의 일방적 권력관계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 문화예술계·보건의료계 등 민간부문 전반의 성희롱·성폭력을 뿌리 뽑는 데 중점을 뒀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장 오래된 적폐인 성별 권력구조와 성차별 문제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마침내 터져 나온 것으로, 이제는 미투 운동을 넘어 사회구조적 변화를 위한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할 중요한 지점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포함해 그동안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 마련한 일련의 대책들을 범정부 협의체를 중심으로 앞으로 종합화·체계화해 이행하고 점검·보완해 나감으로써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아픔이 보다 성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개혁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미투 운동’으로 그간 드러난 피해자들을 포함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들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끝까지 보호·지원하고, 일상 속 성차별·성비하적 언어표현 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부문별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용노동부 누리집(홈페이지)에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시스템을 개설·운영(3.8∼상시)하여, 익명 신고만으로도 행정지도에 착수하여 피해자 신분노출 없이 소속 사업장에 대한 예방차원의 지도 감독이 가능하도록 한다.


사건 자체가 은폐되거나 피해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고 경영자(CEO) 직보 시스템을 확산하고, 고용평등상담실의 전문인력을 통해 성희롱 심층상담 지원과 근로감독과의 연계를 강화한다.


남녀고용평등 업무 전담 근로감독관(‘18년 47명)을 배치하여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집중 감독하고, 외국인 여성노동자의 성희롱 피해 예방을 위해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점검 실시한다.


사업주의 성희롱 행위,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미조치 등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형사처벌 규정으로 강화하는 방안과 법인 대표 이사가 직장 내 성희롱의 직접 가해자가 된 경우에는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직장 내 예방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강사 자격기준을 고용노동부가 승인한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 양성과정’을 이수한 자로 자격을 제한한다.


아울러, 영세사업장(10~29인)의 예방교육 내실화를 위해 직장 내 성희롱 무료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집합교육이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을 위해 매년 표준 교육 동영상을 제작하여 보급하기로 했다.


문화예술분야 성희·성폭력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민간전문가 등 10인 내외로 구성된 ‘특별조사단’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 신고·상담센터’가 100일간 운영된다.


특별조사단은 △사건조사 및 실태조사를 통한 피해자 구제 및 문제점 파악, △가해자 수사 의뢰, △특별 신고·상담센터와 연계한 2차 피해 방지 등을 수행한다.


문체부·여가부가 협력하여 운영하게 될 특별 신고·상담센터는 피해자 상담부터 신고, 민형사 소송 지원, 치유회복프로그램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접수된 피해 사례는 경찰 또는 특별조사단과 연계하여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관련 기관에는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 및 가해자 징계 등의 조치를 요청한다.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을 반영한 피해자 지원조치도 한층 강화한다.


예술치료 등 피해자의 특수성을 반영한 심리치료·치유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문화예술 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해바라기센터에 배치하기로 했다.


피해자 지원기관의 상담인력, 해바라기센터 상주 경찰 등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관련 교육을 진행해 특수성을 고려한 피해자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연극 등 예술인이 주로 활동하는 곳의 해바라기센터와 관련 단체와의 연계를 강화하여 예술인 피해자를 중점 지원한다. 아울러, 문화예술, 대중문화, 체육 등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성폭력·성희롱 사건대응 지침(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한다.


문화예술 등 분야의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가 시행된다.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는 보조금 등 공적 지원에서 배제되도록 상반기 중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 국고보조금 지침을 개정하고, 국립문화예술기관·단체의 임직원 채용과 징계규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소관 단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방임 또는 조력, 사건 은폐, 2차 피해 등이 파악되면 관련 행정감사를 실시하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를 한다. 아울러 표준계약서에 성폭력 관련 조항을 명문화하고,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단체의 윤리강령 제·개정도 권고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문화예술, 영화계, 출판, 대중문화산업(음악, 만화, 이야기산업, 패션산업 등) 및 체육 등 5개 분야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사례는 특별조사단과 연계하여 신고 및 피해자 지원 절차를 진행한다.


아울러, 문체부는 현장 예술인,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예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침해행위 구제 등을 위한 별도 법률 제정(가칭 예술가의 권익보장에 관한 법률)이나 개별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계 성폭력의 특징과 구조를 이해하는 전문강사 양성 특화 과정을 개설하고 교육콘텐츠를 마련한다.


아울러, 여성가족부의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에 예술인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여 예술계 전반의 성 인식을 개선한다. 문체부는 하반기 중 문화예술 분야의 정부지원·공모사업 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맞춤형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할 방침이다.


간호협회 인권센터와 의사협회의 신고센터를 통해 의사 선후배간, 의사-간호사간 등 성희롱·성폭력 신고접수를 활성화한다.


의료인의 성폭력 대응 및 피해자 2차 피해 방지, 수사기관 및 성폭력 피해상담소 등의 연계 제도 활용 등을 반영한 대응매뉴얼을 제작·보급하고, 의료인 양성 및 보수교육에 성폭력 예방 교육을 추가·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중 전공의법을 개정해 수련병원의 전공의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의무규정을 마련하며, 진료 관련 성범죄 외 의료인 간 성폭력에 대해서도 금지 및 처분 규정 마련 등 제재를 강화한다.


전공의 수련환경평가 등을 통해 전공의 대상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은폐, 2차 피해 등 부적절한 대응이 확인되면 해당 의료기관에 과태료, 의료질 평가지원금 감액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한다.


아울러, 의료기관 내 도제식 수련방식, 폐쇄적·강압적 조직문화로 인한 성폭력 등을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자정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의료기관 각종 평가에 성희롱·성폭력 예방, 피해자 보호 및 대응 등을 지표로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성폭력 피해자를 밀착 보호하고 회복 지원을 강화한다.


피해자의 진술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의 협박, 손해배상 등에 대한 민·형사상 무료법률 지원을 강화한다.


상담과정에서 피해자 해고, 불이익 처분 등 2차 피해 확인 시 해바라기센터 연계를 통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 법률을 개정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처분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한다.


아울러, 미성년자인 성폭력피해자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시효를 성인이 될 때까지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한다.


수사과정 전반의 피해자 접촉은 원칙적으로 여성경찰관이 전담하고 피해자 신분 노출 방지를 위해 가명조서를 적극 활용한다.


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팀장,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 등 915명을 미투피해자 보호관으로 지정·운영하여, 수사가 끝날 때까지 책임지고 피해자 사후지원(상담, 의료, 심리치료, 법률 지원 등)을 하도록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의 소송 등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피해사실을 공개할 수 있도록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위법성의 조각사유(형법 310조)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자에 대한 온라인상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사이버수사 등 엄정 대응한다. 경찰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 보복은 가중 처벌된다는 사실을 강력히 경고하고, 피해자·신고자에 대한 체계적 신변보호를 추진한다.


112경찰 온라인 사이트 외 상담소 및 각종 기관 신고센터 등과 정보를 공유하여 신고망을 확대하고, 경찰청, 지방경찰청 206명으로 전담 모니터링팀을 운영하여 피해사실 공개 사건에 대한 내·수사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다.


성폭력범죄가 반복적·계속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사안의 전모를 규명하여 구속 등 엄정 수사하고,


권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성폭력범죄에 대한 조직적인 방조행위 등에 대하여도 범죄 성립 여부를 적극 검토한다.


업무, 고용 등 보호·감독 관계의 성폭력 범죄 처벌 및 제재를 강화한다.


‘우월적 지위 이용 성폭력 사범에 대한 사건처리 기준’을 강화하여 종속관계 정도, 반복성, 범행결과 등을 고려해 엄정하게 사건이 처리되도록 구속·구공판·구형 기준을 정립한다.


업무상 위계, 위력 간음죄의 법정형을 징역 10년 이하, 벌금 5천만 원 이하로, 추행죄의 법정형을 징역 5년 이하, 벌금 3천만 원 이하로 각각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같이 법정형을 상향하는 경우 공소시효도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죄의 경우 현행 7년→10년으로,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죄의 경우 현행 5년→7년으로 각 연장된다.


아울러,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성폭력 가해, 사건 은폐, 조직적 방임, 피해자 불이익 처분 등과 관련된 단체 등에는 보조금 지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한다.


여성가족부장관을 협의회 위원장으로 하고, 12개 관계부처 차관, 민간 위원 등 20명 내외의 위원으로 구성하여, 기존 대책들을 종합 체계화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점검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형법’ 등 관련 법률 10개를 제·개정하고, 행정적 조치는 조속히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피해자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예산도 확충하기로 했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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