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임박 항공사 마일리지, 무용지물

횡포 가까운 국내 항공사 마일리지 정책 전면 수정 촉구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8/05/10 [19:41]

마일리지는 항공사의 주요 마케팅 수단 중 하나다. 단순히 항공 티켓을 판매하는 마케팅을 넘어 신용카드사나 이통사, 은행 등 기업과 제휴, 현금을 받고 마일리지 포인트나 상품권 등을 판매하는 마케팅으로 까지 활용하고 있다.


항공사가 제휴사들에게 현금을 받고 판매한 마일리지를 제휴사가 다시 소비자에게 적립하는 방식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마일리지는 현금과 동일한 가치다. 즉, 소비자가 정당하게 취득한 항공마일리지의 사용을 항공사의 일방적 약관을 빌미로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소비자 권리의 침해라는 지적이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비자들이 적립한 마일리지는 소비자 재산권 차원에서 보호되어야 하며, 항공사 역시 마일리지를 소비자들의 재산으로 인정, 소비자가 항공마일리지를 현금자산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운동을 본격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는 2008년 약관개정을 통해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제한했다. 따라서 2008년 이전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2008년 약관 개정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는 2019년부터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2018년 현재, 소진되지 못한 채 소멸예정인 마일리지가 전체의 30%에 달한다.


국내 두 거대항공사에 적립된 마일리지 액수는 대한항공의 경우 2017년 말 기준으로 총 2조 982억 원(총부채 22조 1천5백 억 원 대비 약 9.8%),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5천5백 억 원(총 부채 7조 4천5백 억 원 중 7%)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두 거대 항공사가 소비자들에게 갚아야 할 부채의 규모는 2조 7천 7백억 수준, 제주도행 편도 티켓 2,500만 장을 살 수 있는 엄청난 액수다.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제한된 사용처와 자의적 마일리지 정책으로 마일리지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그럼에도 현재, 두 거대 항공사들은 2008년 개정된 약관에 근거해 소비자들이 적립해 놓은 마일리지의 자동소멸에만 급급한 실정이며,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쓰지 않고 소멸되면 두 항공사의 부채는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고, 그 이익은 고스란히 항공사의 몫으로 돌아간다.


마일리지를 통한 보너스 항공권의 경우 전체좌석의 5~10%(실제 활용률은 1~3% 정도) 정도 확보 해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성수기의 경우 보너스 좌석의 탑승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비수기 역시 성수기 못지않게 보너스 항공권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큰 불만이다. 더구나 마일리지 사용 기한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소진처 역시 매우 제한적이어서 소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마일리지를 통해 공항 면세점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각 국의 호텔과 제휴를 맺어 적립된 마일리지를 다양하게 사용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아울러 항공사별 특수성에 따라 마일리지를 통한 보너스 좌석을 여타 항공사와 제휴 하에 매우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되어있고, 일부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여러 종류의 상품을 구매하는데 쓸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마일리지 가격 역시 현금에 준해서 사용 할 수 있도록 여러 형태의 서비스 상품을 갖추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는 소진처가 매우 제한적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로고상품(인형, 모형비행기 등), 렌터카, 국내 호텔, 리무진, 민속촌 관광, 체험장 등으로 제한해 놓았다. 더구나 호텔을 비롯한 전체 사용처가 대한항공의 계열사이거나 한진그룹의 자회사로, 일감몰아주기라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로고상품, 리조트, 스파, 아쿠아 등은 대한항공과 다를 바 없이 계열사 중심의 사용처를 두고 있지만 면세점, e마트, CGV 등을 이용한 영화관람 등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대한항공과 차이다.


항공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각종 편의시설이나 문화상품 구매의 경우 1마일리지의 가치가 6원 수준인데 반해 항공권 구입의 경우 두 배인 13원 정도 수준이다. 항공권을 살 때 1마일리지의 가격은 기타 상품을 구매할 때 1마일의 가격에 비해 최대 3배에서 6배에 이른다.


마일리지당 현금 교환 기준비율도 제각각이다. 대한항공과 제휴한 롯데L포인트의 마일리지 교환 비율을 보면 1마일리지 당 22원(1포인트)이다. 이러한 교환 비율을 놓고 봤을 때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마일로 렌터카를 대여할 경우 제주도 현지 중형승용차 대여료가 26,500원인데, 공제마일리지는 8,000마일이다. 26,500원 수준의 렌터카 비용을 현금가의 6.6배 수준인 17만 6천원을 마일리지로 렌터카에 지불함으로써 자회사에 일감몰아주기는 물론이고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아시아나의 커플세트 식사권의 경우 가격이 65,900원인데 공제마일리지는 11,000마일리지다. 공제마일리지는 1마일리지 당 20원 내외로 현금으로 계산 했을 때 대략 242,000원 이며 약 3.5배의 높은 마일리지를 공제하고 있는 셈이다. 거대항공사에 의한 기업 간, 기업내부 간 거래는 현금으로 거래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터무니없이 높은 마일리지를 차감하는 행태는 소비자 권리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개선방안으로 마일리지 소멸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마일리지 소멸은 소비자의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다. 무리한 약관 개정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의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국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를 현금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항공마일리지는 항공기의 탑승이나 제휴서비스에 대한 이용 대가로 적립되는 유상 서비스이며 소비자의 재산이다. 단순히 항공사가 소비자에게 시혜적으로 베푸는 서비스가 아니다. 과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과 같이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재산권임을 인정하고 상속의 권리 뿐 만 아니라 양도 가능토록 하고 그 대상은 가족을 포함해서 다수의 수령자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 미국의 경우처럼 개인이 적립한 마일리지를 개인 및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항공마일리지는 항공사가 소비자들에게 갚아야 할 부채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마일리지를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둘째, 각 항공사는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옵션과 함께 마일리지 소진처를 확대해야 한다.


항공사는 항공마일리지에 의한 보너스 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을 여유좌석으로 제한해놓고 있다. 더구나 주말이나, 성수기, 인기 노선 등에는 여유좌석 자체를 배정하지 않고 있거나 있다 하더라도 보너스 좌석을 구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이 명확하게 이해 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불분명하다. 그러므로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통한 보너스 좌석 비율을 공개하고, 마일리지로 예약 할 수 있는 비행기 좌석 확대는 물론이고 소진처 확대 등 일반 항공권 구매자들과 똑같은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셋째, 일방적 약관 개정에 의해 2019년부터 소멸되는 마일리지의 경우 일정 정도의 유예기간을 두고 실시해야한다.


마일리지 사용처가 지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마일리지 소멸 기한을 정해놓고 마일리지 소비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 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권익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구나 개별 소비자들에게 소멸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만 알 수 있도록 했다. 그러므로 2008년 개정된 약관에 근거해서 2019년도부터 소멸되는 항공마일리지의 경우 몇 년 정도의 유예 기간을 두고 그 기간 내에 마일리지를 사용 할 경우 적립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넷째, 보너스 항공권의 예약 변경에 따른 징벌적 환불수수료 역시 개선해야 한다.


항공마일리지를 이용해서 좌석을 업그레이드 했을 경우 예약 변경 시 마일리지 차감(장거리 3,000마일)에 더해 지나치게 무거운 위약금을(30만원~45만원) 부과 하는 것 역시 이중 패널티로 지적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약관 제 18조에는 “최근에 발행된 회원안내서 혹은 홈페이지에 등재된 내용이 이전의 모든 규정과 조건보다 우선합니다.”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소비자 시민들의 끊임없는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약관에 명시된 이러한 내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며 소비자와 항공사간 약속한 내용을 충분한 설명 없이 언제든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와 같은 개선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소비자 시민들과 함께 향후 다양한 행동으로 소비자 시민들의 뜻을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