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하도급업체 기술자료 유용 제재

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 379백만 원 부과 및 법인·개인 고발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8/07/23 [17:49]

공정위(위원장 김상조)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379백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 및 관련 직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건설기계 시장의 대표적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부품의 납품 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자신의 납품단가 인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하도급업체 등의 기술자료를 새로운 공급처가 될 업체에게 전달하여 그 업체가 해당 부품을 개발하도록 했다.


또한, 두산인프라코어는 하도급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함에 있어 서면으로 요구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작년 9월 ‘기술유용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기계, 전자 등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번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조치는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부품의 구매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부품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시도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기존 납품업체의 기술자료를 해당부품의 새로운 공급처가 될 업체에게 전달하여 그 업체가 부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도록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0년부터 자신의 굴삭기에 에어 컴프레셔를 장착하기 시작했는데, 그 에어 컴프레셔는 그동안 이노코퍼레이션이라는 하도급업체로부터 모두 납품받아 오고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노코퍼레이션으로부터 납품받은 에어 컴프레셔는 그 수량이 연간 3천대 정도였고, 1대당 가격은 에어 컴프레셔 크기에 따라 분류되는 모델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50만 원대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노코퍼레이션에 대해 2015년 말경 에어 컴프레셔의 납품가격을 18% 정도 인하할 것을 요구했고, 이노코퍼레이션이 그 요구를 거절하자, 이노코프레이션의 에어 컴프레셔 제작도면 31장을 자신이 새로운 공급처로 지목한 제3의 업체에게 2016. 3월부터 2017. 7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전달하여 그 업체가 에어 컴프레셔를 개발하도록 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용한 이노코퍼레이션의 도면 31장은 에어 컴프레셔 각 모델별 제작도면으로서 특히, 에어 컴프레셔의 핵심부품인 에어탱크 제작에 필요한 용접·도장 방법, 부품간 결합위치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이 유용한 이노코포레이션의 도면 31장 중 11장은 이노코퍼레이션과의 거래과정에서 ‘승인도’라는 명칭으로 이미 확보해 둔 상황이었고, 나머지 20장은 제3의 업체의 에어 컴프레셔 개발을 지원해 줄 목적으로 2016. 2월과 3월에 2차례에 걸쳐 이노코퍼레이션에 추가적으로 요구하여 제출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정위의 사건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이노코퍼레이션에 대해 기술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목적을 ‘에어탱크의 균열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자료 요구 당시 직전 1년 동안 이노코퍼레이션이 납품한 에어 컴프레셔 약 3,000대 중 에어탱크 부문에 하자가 있었던 것은 단 1건에 불과했고, 그 하자의 내용도 에어탱크 균열이 아닌 에어탱크를 지지대에 부착하는 ‘용접 불충분’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노코퍼레이션으로부터 추가로 제출받은 도면 20장은 모두 수일 내(3일에서 10일 사이)에 제3의 업체에게 전달되는데,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노코퍼레이션에 대해 도면을 요구한 목적은 바로 그 제3의 업체의 에어 컴프레셔 개발을 지원해주기 위함이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노코퍼레이션에 대해 도면을 추가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행위는 ‘정당한 사유’가 없었던 것이며, 기술자료 유용 이전의 그 요구 행위만으로도 별도로 또 하나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으로부터 도면을 전달받은 제3의 업체가 에어 컴프레셔를 각 모델별로 순차적으로 개발하여 2016년 7월부터 납품을 시작하자, 에어 컴프레셔 납품업체를 이노코퍼레이션에서 그 제3의 업체로 변경하였고, 이노코퍼레이션은 2017. 8월 이후에는 에어 컴프레셔 공급업체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제3의 업체로부터 에어 컴프레셔를 공급받은 가격은 이노코퍼레이션의 납품가격에 비해 모델별로 많게는 약 10% 정도 낮아졌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노코퍼레이션의 도면을 유용함으로써 그 만큼의 이득을 취하게 된 것이다.


하도급업체인 ‘코스모이엔지’로부터 굴삭기 부품중 하나인 ‘냉각수 저장탱크’를 납품받아 온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 7월 코스모이엔지가 냉각수 저장탱크의 납품가격을 인상해달라고 하자, 이를 거절하고, 코스모이엔지의 냉각수 저장탱크 제작도면 38장을 2017.7월부터 2017.11월까지 5개 사업자에게 전달하여 그 사업자들이 냉각수 저장탱크를 제조하여 자신에게 공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사용하도록 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전달한 도면은 모두 ‘승인도’라는 명칭의 도면으로서 냉각수 저장탱크 제작에 필요한 부분별 상세도면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고, ‘승인도’라고 하여 그 정보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도면을 전달받은 5개 사업자간에는 거래조건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의 5개 사업자에 대한 도면 전달 행위는 궁극적으로 자신에 대한 부품 납품 가격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하도급업체의 기술 자료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용처에 사용한 행위로서 하도급법에 위반되는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해당된다.


기술자료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원사업자는 하도급업체에 대해 기술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데, 그 경우에는 반드시 △기술자료 명칭·범위 △요구목적 △요구일ㆍ제공일ㆍ제공방법 △비밀유지 방법 △기술자료 권리귀속 관계 △대가 및 대가의 지급방법 △요구가 정당함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 등 7가지 사항이 기재된 서면으로 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30개 하도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승인도’라는 부품 제조에 관한 기술 자료를 제출받아 보관해 오고 있었는데, 그 기술 자료를 요구함에 있어 서면을 통한 요구 방식을 취한 경우가 없었으며, 해당 도면의 총수는 382건이다.


공정위는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앞으로 다시는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 자료를 요구하거나 하도급업체의 기술 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정당한 사유가 있어 기술 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는 반드시 서면 방식을 취하도록 시정명령하고, 3억 7,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와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 유용 행위에 관여한 간부직원 및 담당자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기술유용은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기술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을 저해하여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가장 중대한 위법행위로서 이번 조치를 통해 기술유용에 대한 공정위의 엄정한 대처 의지가 표명되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기술유용 사건의 경우 어떤 정보가 기술정보에 해당되는지, 기술정보가 유용된 구체적인 결과 등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번 사건이 앞으로의 사건 처리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하도급업체들은 대기업의 요구에 따라 기술자료를 제출하면서 대기업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비밀유지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커녕 비밀이라는 표시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고, 자신의 기술 자료가 제3의 업체에게 전달되는 것을 용인했다거나, 피해사실 진술을 위해 공정위 심판정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모습들에서 우리 하도급업체들이 어떠한 위치에서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보복행위를 3배소 적용 대상에 추가한 하도급법 규정이 지난 17일부터 시행되었고, 공정위는 금년 하도급 서면실태조사에서 보복행위 부문을 면밀히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위는 정액과징금 상한을 현행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기술유용으로 단 한차례만 고발되어도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에 있고, 기술유용을 행한 사업자의 배상책임 범위를 현행 손해액의 3배에서 10배까지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도 하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며, 기술유용 사건 2개를 연내에 추가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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