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폐밀가루공장 “대선제분” 문화공간 재탄생

민간사업자 사업비부터 향후 운영전반 주도하는 서울시 1호 ‘민간주도형’ 도시재생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8/11/06 [15:53]

영등포 제분공장은 1936년 문을 연 밀가루공장으로, 상전벽해의 근현대화 과정 속에서도 80년여 년 간 온전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보기 드문 시설. 2013년 공장이 아산으로 이전하면서 5년 넘게 멈춰 있었던 대선제분 폐공장이 밀가루 대신 문화를 생산하고 사람이 모이는 ‘문화공장’으로 변신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23개 동을 아우르는 대지면적 총 18,963㎡ 규모의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구상안을 6일(화) 발표하고, 그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을 개최한다. 내년 8월 개장 목표다.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영등포구 영신로87)은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영등포에 건설된 밀가루 공장이다. 1958년 대선제분이 인수,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사일로, 제분공장, 목재창고, 대형 창고 등 총 23개 동으로 구성된다. 공장이 지어졌을 당시 영등포는 방직·제분 등 다양한 공장이 입지한 제조 산업 거점공간이었다. 대선제분 동쪽으로는 경성방직, 서쪽으로는 종연방직 경성공장 등이 이웃해 한국경제 발전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상업시설(타임스퀘어)로 바뀌어 과거 흔적이 사라졌고, 대선제분만이 온전한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있다.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 재생사업 추진 선포식’은 15시 박원순 시장과 정성택 대선제분㈜ 대표이사, 박상정 ㈜아르고스 대표 등 관계자, 지역 거버넌스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제분 공장에서 열린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토지주, 사업시행자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진행되는 서울시 1호 ‘민간주도형’ 재생사업이다. 사업시행자인 ㈜아르고스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후 운영 등 전반을 주도해 진행한다. ㈜아르고스는 재생사업의 경제적 독립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수익공간을 조성하고,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보행·가로환경 등 주변 인프라를 통합 정비하는 등 행정적으로 측면 지원한다.


㈜아르고스는 대선제분㈜으로부터 재생사업과 관련한 재생계획 수립 및 사업 시행 권한을 위임받은 기업이다. 사업비용 부담부터 향후운영 등 사업 전반을 주관한다.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 도시재생의 기본 방향과 콘셉트는 80년 넘게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기존 공장건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간이 가진 스토리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가치 중심’의 재생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전시와 공연, 식당과 카페, 상점, 공유오피스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폐쇄된 화력발전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이 된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옛 맥주 양조장을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 베를린의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 Brauerei)'처럼 지역의 애물단지였던 낡은 공간의 재창조를 통해 영등포 일대 부족했던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시는 그동안 ‘마포 문화비축기지’, ‘서울로7017’처럼 쓰임을 다한 산업유산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재사용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온 데 이어, 관 주도가 아닌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을 새롭게 시도해 서울시 도시재생의 새로운 대표 모델로 안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1단계 마중물 사업을 통해 대선제분 공장을 명소화하고→2단계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1단계 사업은 전체 23개 동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4개 동(13,256㎡)이 대상이다. 유지·보존·활용에 방점을 두고 리모델링(증축), 구조보강, 보수작업 등을 추진해 8개 동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시민 누구나 와서 즐기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카페, 레스토랑, 상점 등 상업시설과 전시장, 역사박물관, 창업지원공간 등 공공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1단계 사업 과정에서 서울시는 대선제분 공장 주변 보행로 등 주변 인프라를 통합 정비한다. 시민들이 영등포역(1호선), 문래역(2호선)을 통해 대선제분 공장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로환경 정비도 진행한다. 또, 공장 내 전시공간을 활용해 문화전시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공공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지원할 계획이다.


영등포구는 도시재생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행정지원을 비롯해 향후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1단계 사업 추진을 위한 관련 인허가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으며, 12월 중 착공, 2019년 하반기까지 완료돼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나머지 2단계 사업은 사일로 등 대규모 구조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내용으로, 현재 계획 수립 중에 있다.


이번 ‘민간주도형’ 재생사업은 서울의 몇 안 남은 소중한 산업유산이라는 대선제분 공장의 가치에 주목, 전면철거 대신 도시재생 방식으로 그 가치를 보존하고자 했던 서울시의 계획과 ㈜아르고스의 제안, 그리고 토지소유주인 대선제분㈜의 전향적인 결단으로 가능했다.


서울시는 2013년 공장 이전 이후 단순 물류기능만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의 미래 활용 방안을 두고 2016년부터 사업시행자인 ㈜아르고스와 긴밀하게 협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패션쇼(2016 F/W 서울패션위크)를 비롯해 신차 발표회 같은 대기업 런칭행사가 대선제분 공장에서 잇달아 열리며 폐공장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서울시와 대선제분㈜, ㈜아르고스는 공장 원형을 보전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전시·상업이 연계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로 합의하고 올해 4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르고스 대표이자 대선제분㈜ 창업주의 손자이기도 한 박상정 대표는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대선제분이 창업한 공간으로서 대선제분의 뿌리와 같은 곳이다. 대선제분 재생사업은 공간의 원 주인의 이야기를 담아 역사와 이야깃거리가 있는 건축물들의 핵심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서울 도심 내에 위치한 80년이 넘은 공장으로 과거의 원형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서울에 몇 안남은 소중한 산업유산이다. 이러한 소중한 공간을 토지 주 스스로 보전하고 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매우 뜻 깊고 의미가 있는 일이다”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아르고스와 대선제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향후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이 산업화 유산의 원형을 살리고 문화의 가치를 덧입힌 서울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 플랫폼이 되고 나아가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민간과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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