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공공미술 ‘오래된 육교길→예술카펫“ 변신

세검정초등학교 앞 신영동 삼거리 육교, 공공미술작품 ‘자하담’ 새롭게 태어나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8/12/05 [17:19]

종로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교이자 신영동, 평창동, 부암동을 연결하는 신영동삼거리 육교 바닥이 공공미술 작품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도심 시설물로 여기는 육교에 예술작품을 결합한 것은 서울시에서는 첫 사례다.


1994년에 완공된 신영동 삼거리육교는 세 갈래로 연결된 상판 길이의 합이 110m가 넘는 육중한 규모의 시설물이다. 횡단보도를 만들기 어려운 지역적 특성으로 현재까지 세검정초등학교 학생들의 주 통학로이자 종로구에 남아있는 3개의 육교 중 가장 큰 육교다.


「서울은 미술관」사업 중 하나인 아트페이빙 프로젝트는 작년 돈의문박물관 마을 작품에 이어, 올해는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육교 시설물의 바닥을 예술로 재생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 추진되었다.


금년 신영동 육교 바닥에 펼쳐진 ‘자하담(紫霞談)’ 작품은 예로부터 창의문 밖 일대를 일컫던 ‘자하(紫霞)’라는 별명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줏빛 노을이 지는 땅(자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談)’를 작품에 담는다는 뜻이다.


‘자하담(紫霞談)’은 북악산, 북한산, 인왕산의 풍경이 병풍처럼 걸린 세갈래 육교위에 지역과 세대를 연결하는 공공미술 작품이다. ‘자하담’은 바닥설치 작품인 △자하담돌, AR 작품인 △자하신화, QR속에 동네이야기를 담은 △자하교감의 총 3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3명의 젊은 예술가(장석준,박제성,정소영)가 참여한 ‘자하담(談)’ 프로젝트는 조형물 설치로 여겨지는 공공미술의 틀에서 벗어나, 신소재와 신기술을 활용한 작품으로 의미가 크다. 도시의 풍경과 공간의 침범 없이 특별한 공중 예술카펫을 작품으로 구현해 냈다.



밤과 낮의 반전이 인상적인 △자하담돌(정소영作)은, 낮에 흡수한 태양빛을 밤에 발산하는 친환경 축광석이 소재로 사용했다.


‘자하담돌’은 인근의 지층과 계곡의 모습을 평면적으로 재구성한 바닥패턴 작품으로, 유연하게 연결되는 선의 흐름에 맞춰 걷다보면 육교를 건너는 시간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어두운 밤에 더 특별해 진다. 자줏빛 조명 아래 빛을 내는 축광석들이 마치 흐르는 계곡물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은 환상을 자아낸다.


‘자하신화(박제성作’)는 세 개의 갈림길이 만나는 육교 정중앙 지점에서 구현되는 증강현실(AR) 작품이다. 세검정초등학교 92명의 어린이들의 상상으로 완성된 이 작품에는, ‘우리 동네를 지키는 상상의 동물’에 대한 아이들만의 독창적인 신화들이 담겼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97개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이름과 사는 곳, 특별한 능력이 다르다. ‘자하신화’에는 자신의 동네를 사랑하는 ‘아이들만의 방식’이 그림 속에 녹아있다. 카메라 뷰로 보이는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가상의 작품들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은 육교 위에서만 가능하다.


워크숍에 참여한 2학년 학생은 등산길에 버려진 음료수들 마시면 투명하게 정화시키는 능력이 있는 ‘음물이’를 상상했다. 집 뒷산에 사는 이 요정이 동네의 숲이 아프지 않게 잘 지켜줬으면 한다는 바램을 담기도 했다.


‘자하신화’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앱스토어에서 ‘자하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한 후, 육교 가운데 설치된 지표위에서 구동하면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자하교감’은 육교 곳곳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지역에 거주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삶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연결하는 가상 플랫폼이다.(https://jahadam.modoo.at)


‘자하교감’은 다양한 문화예술분야의 종사자들이 커뮤니티를 이루는 동네의 특성이 배경이 됐다. 이어령 문학평론가, 김정원 피아니스트, 하태석 건축가, 박인학 발간인, 안규철 미술가 등 다분야의 예술가들이 동네에 대한 자신의 생각, 삶의 지혜, 작품세계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들려주는 예술 프로젝트다.


향후에는 참여했던 분들의 추천을 받아 릴레이 인터뷰로 확장해 많은 주민들의 이야기의 장이자 문화예술을 꿈꾸는 이들에게 멘토링이 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신기술과 신소재로 한층 밝아진 육교 위를 걷는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설치기간 내 육교를 건너던 한 주민은 ‘육교라는 것을 불편하게만 여겼는데 예쁜 공간이 되었다.’며 기뻐했다. 매일 저녁 육교를 건너다닌다는 한 초등학생은 ‘새롭게 변한 야광 육교가 신기하고 밤에 건널 때에도 무섭지 않을 것 같다.’며 ‘내일은 친구들과 같이 보러 올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자하담’ 작품은 바닥 재료로 주로 쓰이는 콩자갈과 축광석을 섞어 썼다.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규사처리를 추가해 안전하고 단단하게 시공되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육교시설을 관리하는 종로구청의 적극적으로 참여, 노후 되었던 계단부도 함께 보수를 진행하여 보다 아름답고 안전한 예술육교로 변신했다.


김선수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시설물과 공공미술 작품을 결합한 첫 시도가 성공적으로 완공되어 기쁘다.”며 “주민들이 함께 상상하고 만든 자하담 프로젝트를 통해, 신영동 삼거리 육교가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특별한 곳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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