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정보인권 포기한 국회, 시민단체 강하게 규탄

“개인정보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인간성’ 일부”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0/01/10 [16:19]

국회가 기어이 개인정보 3법(개인정보 보호법상,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_소위 데이터 3법)을 시민사회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호장치 없이 그대로 통과시킨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강하게 질타했다.


“2020년 1월 9일은 정보인권 사망의 날, 인간성의 일부인 개인정보를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넘겨버린 날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제대로 된 통제장치 없이 개인의 가장 은밀한 신용정보, 질병정보 등에 유달리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관리하도록 길을 터주었으며,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고 17조로 보장받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국회의 입법으로 사실상 부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목적 조항은 이제 법조문 속의 한 줄 장식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자 국회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그 수위 한층 높였다.


시민단체는 외친다. “경제 논리는 인권에 우선할 수 없다. 게다가 경제적 기대효과는 추정만 난무하지 실체도 없다. 무엇보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법률을 제 개정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의 기본권 보호라는 책무를 실현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국회의 입법권을 오히려 국민 인권을 침해하는 데 쓴다면, 존재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번 개인정보 3법 개악은 20대 국회 최악의 입법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가 주도한 개인정보 보호법상,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들은 2011년 제정 이래 유지됐던 개인정보보호의 기본 체계를 뒤흔드는 법안이다. 국가 개인정보보호의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그동안 정부는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아니 일부러 회피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업 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여 정보 주체의 동의 및 목적 명확성의 원칙, 최소수집의 원칙이라는 기본 전제들을 와해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이제 기업은 현대인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인터넷의 모든 곳을 관리하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흔적인 ‘데이터’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결합하고 공유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우려했다.


80%가 넘는 국민이 개인정보 보호법상이 개정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사이 그야말로 새로운 데이터환경, 정보환경으로 바꾸어 놓았다. 가명 정보라고 해도 기업이 동의 없이 이용, 판매하는데 반대한다는 국민 다수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이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었어야 할 명시적 동의 요건을 삭제하고 가명처리만으로 마음대로 사고팔고, 집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한다.


데이터산업이 커지면 그동안에도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집적해 온 금융기업 등 일부 관련 기업들은 환호할 것이고 데이터산업의 부가가치는 일부 기업에 집중될 것이며. 정보 주체인 국민은 개인정보 권리 침해, 데이터 관련 범죄 증가, 국가와 기업의 국민 감시 및 차별 심화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시민단체는 가장 사적이고 민감하여 보호받아야 할 각종 질병정보, 가족력이나 유전병 정보 등 건강 정보에 의료 관련 기업은 물론이고 의료와 관계없는 온갖 영리 기업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SNS에 올린 정보들도 신용평가에 활용될 것이며 기업들은 이렇게 수집하고 축적한 고객 정보들을 결합·가공해 팔아 수익을 내거나, 고용이나 보험금 지급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아는 사람은 나를 약간 통제할 수 있고,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나를 대부분 통제할 수 있다.”라는 말이 현실이 될 것이다. 기업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손쉽게 고객을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보 주체인 국민은 이런 기업에 대응할 법률적 수단이 사실상 없다.


법률은 일단 한번 개정되면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9일 통과된 개인정보 3법은 정보인권침해 3법, 개인정보도둑 3법이라 불린다. 또한, 법개악에 반대해온 시민사회노동건강소비자운동단체는 헌법소원과 국민 캠페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잘못 개정된 정보인권침해 3법의 재개정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단체는 건강과 대안·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금융정의연대·무상의료운동본부·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민주노동조합총연맹·서울YMCA·소비사시민모임·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보건의료단체연합·의료연대본부·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함께하는시민행동 등이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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