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불법 등록 소형타워 전량 폐기조치 촉구

여론 무마용 대책 아닌, 실질적인 인력과 조직 구축하라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0/01/21 [17:04]

20일 또다시 소형타워크레인 안전사고로 인해 건설노동자가 사망했다. 평택 삼성스마트팩토리 건설현장에서 운영 중이던 소형타워크레인 지브가 꺽이면서 펌프카 붐대를 들이받았고, 타설작업 중이던 노동자를 가격하여 붐대와 슬라브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이번 사고 장비는 2018년 부천 옥길동 건설현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CCTL130 장비이다. 같은 기종에서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1월 3일에도 소형타워로 인한 사망사고가 있었다. 인천 연수구 공사 현장에서 소형타워크레인 해체 작업 중 타워크레인이 붕괴해 노동자 2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별 실효성 없는 보고서만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소형타워크레인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에만 소형타워크레인 안전사고로 인해 건설노동자 4명이 숨졌다. 2020년에는 새해 벽두부터 3명이 사망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소형타워크레인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30여 건이 넘는다. 대부분 타워 지브나 턴테이블이 부러지면서 생긴 사고다. 이런 사고는 불법 개조, 허위연식 또는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소형타워크레인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다. 시민사회단체는 수년 전부터 국토부에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개선하겠다는 말만 몇 년째 되풀이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타워크레인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0명에 달했다. 대부분 대형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과정에서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33명이었다. 이에 국토부는 설치·해체 작업 시 전 과정의 동영상 촬영을 의무화했고 그 후로 사망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부터 소형타워크레인이 대거 등록되면서 소형타워크레인에서의 안전사고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건축물 등에 사용되는 타워크레인은 보통 12톤에서 24톤의 인양능력을 가진 크레인이 사용된다. 하지만 최대 2.9톤의 인양능력의 소형타워크레인이 대형 건축물 공사에 투입되어 작업을 하다 보니 안전사고 발생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건설자본의 무자비한 이윤추구 논리와 정부의 무능이 만들어낸 대참사이다.


국토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근 노사정 협의체를 만들었다. 2020년 1월 10일에는 결과물로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주요 내용은 △형식신고 대상인 타워크레인을 형식승인 대상으로 전환 △타워크레인 부품인증 대상 확대 △건설기계 제작결함조사 업무 위탁 기간 규정 등이다. 누가 봐도 정부의 사후약방식 대책이다. 무인타워크레인은 2016년부터 급증했다. 대부분 저가 중국산 장비였다. 하지만 이렇게 수입된 무인타워크레인은 대부분 제원표조차 존재하지 않는 불법 개조 제품이었다. 원칙대로라면 모두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2016년 5월 대한 건설기계협회 산하기관인 ‘대한 건설기계안전관리원’을 통해 제원표가 없는 소형타워크레인의 제원표 작성을 지원함으로써 불법 개조·허위연식·구조적 결함이 있는 장비를 마구잡이로 등록시켜줬다. 제조 일자도 기계제원표도 없는 불법 타워크레인 596대가 이렇게 등록됐다.


국토부 대책의 방점은 타워크레인 부품인증에 찍혀 있다. 하지만 정부는 타워크레인 부품인증을 할 수 있는 조직과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정부가 2019년 7월 25일 발표한 ‘타워크레인 안전성 강화방안’을 보면, 부품 인증제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결함 조사를 강화하기 위해서 조사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시설 및 인력을 확충해 나갈 거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타워 구조체에 대한 실효성 있는 인증방법도 없고, 조사할 수 있는 인력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수십만 개에 달하는 타워 부품을 검사한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미 타워크레인 제작 기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품별로 인증을 재차 한다는 것은, 국토부가 이미 제작 인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방증에 불과하다.


이에 경실련은 2016년 5월 불법 제원표 작성으로 사용이 승인된 무인타워 600여 대의 사용승인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보여주기식·여론 무마용 대책이 아닌, 건설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타워크레인 안전검사를 강화할 수 있는 인력과 조직을 구성할 것을 국토부에 촉구한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유명을 달리한 건설노동자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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