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주) 제재, 시정명령·과징금 36억 원·법인 고발

“선시공 후계약·부당대금 결정” 등 불공정 하도급 관행 제재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0/04/23 [18:12]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삼성중공업(주)가 하도급업체들에게 선박·해양 플랜트 제조를 위탁하면서, 사전에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행위,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한 행위, 위탁내용을 부당하게 취소․변경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과징금(36억 원) 및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다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에 대한 사건 처리 효율화·신속화 방안(2018년 4월 시행)’ 에 따라 직권 조사하여 처리한 것으로,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로 다수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를 엄중히 시정조치해 앞으로 유사한 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206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게 38,451건의 선박 및 해양 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작업 내용 및 하도급대금 등 주요 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업이 이미 시작된 후에 발급했다.

 

계약서면 38,451건 가운데 전자서명 완료 전에 이미 공사실적이 발생한 경우가 36,646건, 공사완료 후에 계약이 체결된 경우가 684건, 지연발급 건을 파기하고 재계약을 맺은 경우가 1,121건이었다.

 

삼성중공업의 계약시스템 운용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표면상으로는 계약서면 지연발급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공정위는 전자서명 완료일, 최초 공사실적 발생일 등을 추가 조사하여 서면 지연발급행위를 적발했다.

 

삼성중공업은 계약일자를 하도급 업체와의 전자서명이 완료된 날이 아닌 자신이 계약서를 작성한 날짜로 설정했고, 계약서 작성시점에 작업이 이미 시작된 경우에는 공사시작일이 계약서 작성시점 이후가 되도록 설정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7월경 선체도장단가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전년대비 일률적인 비율(3.22%, 4.80%)로 인하하여 부당하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5월까지 10개 선체도장업체에게 409건의 공사를 위탁하면서 5억 원의 하도급대금을 인하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선체도장작업이 이루어지는 도크 또는 선종별로 작업의 난이도가 각각 다르며,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할 만한 정당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95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게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지 않은 채 2,912건의 수정추가공사를 위탁하고, 공사가 진행된 이후에 사내 하도급 업체의 제조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

 

수정추가공사가 발생하면, 삼성중공업의 생산부서에서 실제투입공수(실제투입노동시간)를 바탕으로 수정추가공수를 산정하여 원인부서․예산부서의 검토를 요청하였는데,

 

생산부서는 비물량성 공사의 경우 능률 등을 반영하여 실제투입공수보다 낮게 수정추가공수를 산정했으며, 원인부서ㆍ예산부서의 검토를 거치는 과정에서 합리적ㆍ객관적인 근거 없이 추가로 삭감됐다.

 

이 사건 공수 계약의 하도급대금은 ‘공수’와 ‘직종단가’를 곱하여 결정되는데, 삼성중공업은 공수를 임의로 적게 책정하는 방법을 통해 사내 하도급 업체들에게 지급할 하도급 대금을 낮춘 것이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의 공수 삭감 과정에서 2,912건의 수정추가공사 하도급 대금이 하도급 업체의 제조 원가 수준보다도 낮게 결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이러한 하도급 대금 결정 과정에 사내 하도급업체와 협의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작업이 끝난 후 삼성중공업이 사후적으로 결정한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협력사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142개 사외 협력사에 제조 위탁한 선박부품 6,161건을 임의로 취소․변경하였다.

 

삼성중공업은 설계변경, 선주요구 등으로 위탁한 품목이 필요 없거나 그 수량이 줄어들게 되는 경우, 해당 품목에 대한 발주를 취소·변경했다.

 

삼성중공업은 위탁변경시스템(PCR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에게 위탁 취소·변경에 대한 동의 여부만을 선택하도록 하였을 뿐, 협력사가 입게 될 손실 등에 대한 협의절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PCR시스템에는 위탁 취소․변경에 대한 사유를 입력하는 항목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하여 협력사들은 그 사유조차 모른 채 동의 여부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삼성중공업(주)의 서면발급의무 위반행위,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행위, 부당한 위탁취소 행위에 시정명령(재발방지명령, 공표명령)과 과징금 36억 원 부과를 결정하고, 법인을 검찰 고발했다.

 

이번 조치는 삼성중공업의 계약절차 등의 문제점에 기인한 위반행위를 적발․제재함으로써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계약시스템의 부적절한 운용을 통한 관행적인‘선시공 후계약’행위를 적발․제재함으로써 향후 서면발급의무가 충실히 준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도급 업체와의 협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행위를 제재함으로써 향후 하도급대금 결정과정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위탁취소로 인한 협력사의 손실 등에 대한 협의 없이 위탁취소에 대한 동의 여부만을 선택하도록 하는 행위를 제재함으로써 향후 위탁취소에 대한 실질적인 협의를 통해 부당한 위탁취소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는 ‘다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에 대한 사건 처리 효율화·신속화 방안(2018년 4월 시행)’ 에 따라 다수 신고 내용을 포함한 3년간의 하도급 거래 내역을 정밀 조사하여 처리한 것으로,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로 다수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를 엄중하게 시정 조치하여, 앞으로 유사한 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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