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피해자 신변보호 강화” 제도개선

피해자 주소지 열람제한 강화 등 행정안전부에 권고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0/11/11 [16:50]

가정폭력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해자가 피해자뿐만 아니라 따로 사는 부모와 자녀의 주소도 추적할 수 없게 된다.

 

또 아동보호기관의 상담확인서 등도 ‘주민등록 열람제한신청’ 입증서류로 인정하는 등 학대피해아동의 신변보호를 위한 분리조치도 강화된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국민권익위)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민등록 열람제한 강화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고, 행정안전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주민등록법과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개정하기로 했다.

 

주민등록표의 열람·교부 신청은 원칙적으로 본인이나 세대원이 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가족 간의 각종 행정편의 지원 등을 위해 세대주의 배우자·직계혈족·배우자의 직계혈족·직계혈족의 배우자, 세대원의 배우자·직계혈족 등에게도 허용하며, 소송·공무상 필요 또는 채권·채무 등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가정폭력피해자의 경우 특정 가정폭력행위자를 지정해 ‘본인과 세대원’의 주민등록표를 열람하거나 교부받을 수 없도록 하는 열람제한신청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행 주민등록 열람제한제도는 가정폭력피해자와 ‘같은 주소에 주민등록한 세대원에 대해서만’ 신청을 허용한다. 때문에 피해자와 따로 사는 부모나 자녀의 주소를 가해자가 확인해 피해자에게 2차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가정폭력피해자는 보호시설에 입소할 때 여건상 자녀와 함께 생활할 수 없거나, 생계유지 등을 위해 자녀를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와 주소가 다른 자녀나 부모의 주민등록지에 찾아와 ‘피해자가 있는 곳을 대라’고 위협하는 등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어 지속적으로 관련 고충민원이 발생해 왔다.

 

또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낼 목적으로 채권·채무관계 등 이해관계인이라며 피해자의 주민등록초본 열람·교부를 신청하거나, 피해자가 실제로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가해자의 반대로 자녀의 전입신고를 못하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가정폭력피해자가 주민등록 열람제한 신청을 할 때 제출해야 하는 피해사실 증명서류가 제한적이라 아동보호시설의 확인서류로는 학대피해아동의 주민등록 열람제한 신청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가정폭력 재발 및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재 ‘주민등록상 세대원에 대해서만’ 주민등록 열람제한을 신청하도록 한 것을 ‘주민등록 주소를 달리하는 부모나 자녀’에 대해서도 열람제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

 

또한, 가정폭력행위자가 채권·채무 등 이해관계를 내세워 피해자의 주민등록을 열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정폭력행위자는 이해관계가 있더라도 피해자의 주민등록 열람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가정폭력을 이유로 주민등록 열람제한 대상자로 등록된 사람이 미성년 자녀의 전입신고를 할 때는 피해자인 다른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가정폭력행위자의 세대원으로 돼 있는 자녀를 다른 주소로 전입신고 할 때는 현행 규정에 따른 ‘전(前) 세대주의 동의’를 생략하고 주민등록 공무원의 사실조사로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학대피해아동을 가해자로부터 분리할 수 있도록 주민등록 열람제한 신청 시 제출하는 서류에 ‘학대피해아동쉼터 입소 확인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사실확인서’도 인정토록 했다.

 

참고로, 경찰청과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4만여 건의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한다. 아동학대 사건 가해자의 76.9%는 부모이며 80%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 이처럼 가정폭력이 빈발하면서 주민등록 열람제한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신문고 민원이 최근 3년간 1만 6천여 건에 이를 정도로 많다.

 

국민권익위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주민등록 열람제한 제도가 보다 개선돼 가정폭력피해자의 2차 피해를 다소나마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와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극행정의 관점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권익위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약 1,5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를 유발하거나 국민 고충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2008년 출범 이후 국민권익위는 약 900건의 제도개선을 권고했으며, 제도개선 권고에 대한 기관들의 수용률은 95.3%에 달한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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